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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서울 한 복판에 다시 우뚝 선다
  • 최진 기자
  • 등록 2015-08-28 16:19:38
  • 수정 2015-08-28 18: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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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세청 별관이 철거됨에 따라 세종대로에서 성공회 성당을 바로 접할 수 있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근원지인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이 그동안 성당을 가리고 있던 건물 철거를 계기로 더욱 세상과 가까워지고 있다.


덕수궁 옆에 위치한 성공회 성당은 서울지방국세청 남대문 별관 건물에 가려져 있어 시청 앞 세종대로에서 잘 보이지 않는 등 접근이 쉽지 않았다.


성당은 1926년 건립되었으나 1937년 조선총독부 체신국 청사(국세청 별관의 전신)가 세워지면서 줄곧 가려지게 됐다.


이에 성공회는 일제 잔재의 청산과 역사성 회복을 위해 1997년부터 국세청 별관 철거를 계속 건의했고, 마침내 지난해 역사문화특화공간으로 지정되면서 별관건물 철거가 시작돼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 국세청 별관 철거작업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서울시는 철거된 건물 터에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성공회는 현재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270평을 공원 부지로 전환하는 한편 성당도 개방할 방침이다.



▲ 성공회는 현재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270평 부지를 서울시 공원 조성에 협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세종대로에서 주교좌성당을 바로 접할 수 있게 됐다.


성공회 관리국 신부는 “올해로 125주년을 맞는 대한성공회에 국세청 건물 철거가 주는 의미는 크게 두 가지”라고 말했다.


“하나는 국세청 건물이 없어져 성당 건물 전체가 완전히 시민들에게 보여 진다는 홍보와 선교의 의미다. 또 하나는 교회를 가리고 있던 벽이 사라짐으로써 교회의 사회적 책임이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그는 “어찌됐든 이제 교회는 서울 시내 한 복판에서 쉽게 눈에 띄게 됐다. 교회가 외적으로 세상과 더욱 가까워 진 것이다. 때문에 교회는 더욱 더 사회 책임의식을 가지고 세상을 비추는 일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고 밝혔다.


또한 “교회 앞에 세워진 ‘1987년 6월 민주항쟁 근원지’라는 표지판에서 보듯, 성공회는 지속적으로 사회정의와 민주화,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고 있다”며 “사회정의를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교회의 선택적 과제가 아니라 사명이다. 종교는 사회의 어둠에 대해 관망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감을 지고 나서야 하며, 이번에 국세청 건물이 철거되면서 그 의미는 더욱 증대됐다”고 강조했다.


까만 것들 사이에서 흰 점은 유난히 눈에 띄고 경외심이 생기는데, 마더 데레사나 간디가 바로 그런 사람들이며, 바로 그것이 교회가 세상 안에서 보여야 할 모습이라는 것이다.


비록 언론에 잘 보도되지 않고 규모도 크진 않지만, 현재 성공회는 세월호 미사와 도보순례 등을 통해 사회의 고통에 참여하고 정의평화사제단의 활동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이것이 성공회 정신이라고 이 신부는 설명했다.



▲ 성공회는 올해 한국선교 125주년, 한국사제 100주년, 한국주교 50주년을 맞는다.



교회를 가리고 있던 건물의 철거는 이 같은 외적 활동과 함께 교회 내적인 성찰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그는 “올해는 성공회 한국 선교 125년, 한국인 사제 100주년, 한국인 주교 탄생 50년이 되는 역사적인 해”라며 “그동안 교회의 본분에 맞게 행동하였는지 점검하는 자성의 시간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성공회는 교회의 권한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지향한다. 왜냐하면 신자들이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길에 인간적인 교회의 판단이 방해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인간이 하느님께 나아가는데 있어서 교회는 도구이기 때문에, 교회의 권한을 최소화하고, 교회의 담을 낮추는 것이 성공회의 정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성공회의 정신을 ‘열림·나눔·섬김’으로 요약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교회의 외부 벽 철거를 계기로 모든 이에게 담 없이 열린 교회로 지내왔는지, 사회적 약자에게 나눔을 실천했는지, 하느님을 섬기고 이웃을 섬기는 일에 충실했는지 등을 성찰하고 부족한 부분은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그는 마무리했다.


성공회는 10월 3일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성공회의 나아갈 방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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