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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 속에서 봉헌된 도박장 추방을 위한 미사
  • 최진 기자
  • 등록 2015-10-05 15:49:24
  • 수정 2015-10-05 20: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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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반대 미사. 이날 미사에는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 그리고 지역주민이 함께 모여 봉헌되었다. ⓒ 최진 기자


천주교 성심 여자 중·고등학교 인근에 만들어진 용산 화상 경마도박장 반대를 위한 미사가 서울 교구의 무관심 속에서 2일 도박장 앞에서 봉헌되었다. 도박장 반대운동 884일, 노숙농성 618일이 되는 날이다. 


이날 미사에는 성심 수녀회 수녀들과 예수회 신부, 그리고 성심여중·고 학부모와 지역주민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용산 화상 경마도박장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평소에는 지금의 3배 정도의 인원이 참석하는데 날이 추워지고 아이들이 체육대회를 해서 더욱 인원이 적다”고 말했다. 


예수회 박상훈 신부는 이날 미사 강론에서 발전해야 하고 돈을 벌어야 하는 삶을 강조하는 외형적인 사회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정부의 노동법 개정, 청년 문제 등 사회 전반에 걸친 외형주의와 성과주의가 오늘날 용산 도박장까지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이 도박장이 생기면서 외형주의 사회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 이날 미사에는 예수회 신부 4명과 환경소위원회 김연수 신부가 참석했다. 왼쪽부터 임용환 신부, 박상훈 신부, 조현철 신부. ⓒ 최진 기자


박 신부는 “아이들은 객관적으로 좋은 삶의 환경에서 자라야 할 권리가 있다. 도박장 옆에서 사는 환경은 다른 것들과 완전히 다르다. 우리가 싸우는 이유도 이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사회와 청년, 도박장에 노출된 아이들의 문제는 연속성이 있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좋은 삶의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이러한 환경을 못 만들도록 하는 것이 어른들이다”며 “정부는 시민들의 삶을 안정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데 책임도 없고 관심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들에게 관심과 배려로 지지하고 도와줘야 할 정부 기업이 도박장을 건설한다는 것이 참담하다”며 “어린아이들과 같이 힘없는 사람들을 우리가 마음을 다하고 힘을 다해서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박 신부는 힘없고 가난한 이들을 돕는 것이 예수의 제자가 될 수 있는 조건 중에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오늘 복음이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을 돕지 않으면 예수의 제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강조했다. 


▲ 도박장 추방을 위한 미사에서 강론을 한 박상훈 신부. 그는 강론에서 힘없는 자를 돕지 않으면 예수의 제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최진 기자


박 신부는 “삶의 방식을 바꾸고 회개하지 않으면 어린아이처럼 될 수 없다. 또한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돕지 않고 함께 하지 않으면 제자가 될 수 없다. 여기 모인 우리는 스스로가 어린아이와 같이 될 필요가 있을뿐더러 정말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며 강론을 마쳤다.


대책위 관계자는 “용산 도박장 평가단에 교구사제와 수도자가 참여했다”며 “용산 도박장 건립을 심사하기 위한 평가단에 천주교 대표 자격으로 총 3명이 참석했고, 성직자가 평가단에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순조롭게 도박장 허가가 떨어진 것이 의아스럽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5일 용산 도박장 국정감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도박장 운영주체인 마사회와 농림수산부를 상대로 학교 앞 도박장 반대에 대한 내용을 전달하고 도박장 철거를 강력하게 주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국정감사가 진행되기 전에는 학교 앞 도박장 반대 시위도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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