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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보일 뿐, 큰 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 [이신부의 세·빛]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 이기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21-06-09 17:36:21
  • 수정 2021-06-09 17:3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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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 10주간 수요일(2021.6.9.) : 2코린 3,4-11; 마태 5,17-19

 

오늘 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그리스도를 통한 하느님의 확신을 피력합니다. 이 확신은 돌판에 십계명을 새겨 넣은 모세의 직분도 영광스러웠지만, 마음에 성령을 부어 넣는 사도의 직분은 훨씬 더 영광스럽다는 자부심에 근거한 것입니다. 따라서 성령의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는 도구로 쓰여진다면 십계명이라는 율법도 사람을 살리는 은총의 도구로 거룩하게 변합니다. 

 

이런 이치에서 예수님께서는 막연히 율법을 백안시하지 말라고 경고하시며, 성령의 도구로 쓰여지는 한 아주 작은 계명이라도 어기지 말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작아 보일 뿐 하느님의 법에 속하는 계명이라면 하느님의 크신 은총을 전달하는 통로가 되기 때문에 가장 작은 계명이라도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나라에서 큰 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의 영혼이 성장하는 데 있어서도 동식물의 성장 과정에서 발견되는 최소량의 법칙이 적용됩니다. 독일의 화학자이자 비료의 아버지라 불리는 유스투스 폰 리비히(Justus von Liebig, 1803~1873)는 모든 동식물은 최소량의 법칙에 따라 성장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생장에 꼭 필요한 어떤 원소가 최소량 이하로 투입되는 경우에 다른 원소들이 아무리 많이 주어져도 그 생명체는 성장하지 못하고 가장 적게 투입되는 원소의 양에 따라 성장과정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주 적게 필요한 원소라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이를 실험으로 보여주는 물건이 리비히의 물통입니다. 

 


여러 개의 나무판을 세로로 잇대어 만든 나무 물통이 있을 때, 그 물통에 채워지는 물의 양은 가장 낮은 나무판의 길이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래서 물을 더 담으려면 가장 짧은 나무판의 길이를 늘려주어야만 합니다.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나, 친교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잘 하는 구성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기보다는 가장 처지거나 취약한 구성원의 사기를 어떻게 끌어올리느냐 하는 문제가 공동체의 생산성과 친교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군대나 기업에서만이 아니라 교회의 크고 작은 공동체들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예수님께서도 수제자의 배신은 나중에 찾아가서 해결하셨지만, 유다 이스카리옷의 배신은 그가 결행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스럽게 지켜보시며 기다리셨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는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는 세 가지 양식, 즉 말씀과 성찬과 사랑 가운데에서 어느 것 하나라도 소홀히 하지 말고 이 세 가지의 균형을 회복하라고 권고하였습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제

(영원한도움의성모수녀회 파견사제)



[필진정보]
이기우 (사도요한) :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제. 명동성당 보좌신부를 3년 지내고 이후 16년간 빈민사목 현장에서 활동했다. 저서로는 믿나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행복하여라』 등이 있으며 교황청 정의평화위원회에서 발간한 『간추리 사회교리』를 일반신자들이 읽기 쉽게 다시 쓴 책 『세상의 빛』으로 한국가톨릭학술상 연구상을 수상했다. 현재 영원한도움의성모수녀회 파견사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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