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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자신과 할 일에만 골몰하는 ‘나’의 독재에서 벗어나야” - 주님 공현 대축일 강론서 개인주의 벗어나야한다 강조
  • 끌로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21-01-08 18:16:28
  • 수정 2021-01-08 18:4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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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Vatican Media)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6일, 주님공현대축일 미사 강론에서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를 경배하러 간 것을 두고 현실 속에서 주님을 경배하기 위해서는 “자신과 자기 할 일에만 골몰하는 ‘나’의 독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를 경배한 일을 ‘눈을 들다’, ‘여정에 나서다’, ‘보다’라는 세가지 주제로 설명하며 자기중심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세상을 바라볼 때 주변 사람들에게서 하느님을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 눈을 들어 주위를 둘러보아라’(이사 60, 4)


이사야 예언자의 이 말은 “피로와 불평을 미뤄두고 시야의 협소함에서 벗어나, 언제나 자기 자신과 자기 할 일에만 골몰하는 ‘나’의 독재에서 벗어나라는 독려”라며 “주님을 경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눈을 들어야’ 한다. 즉 희망을 꺼트리는 마음속 환상에 갇히지 말고, 문제와 난제를 인생의 중심에 두어서는 안 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잘되고 있는 척을 하거나 그렇다고 믿으며 현실을 부정하라는 것이 아니라면서 “그 반대로 새로운 방식으로, 주님께서 우리의 어려운 상황을 아시고 우리의 기도를 귀 기울여 들으시며 우리의 눈물에 무관심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문제와 우려들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서는 “현실은 우리 생각보다 더 크다는 것을 깨닫고 용기를 내어 우리가 내렸던 결론의 테두리를 깨트려야 한다”며 “‘네 눈을 들어 주위를 둘러보아라’는 말을 통해 주님께서는 진정으로 모든 이를 돌보시기에 우리가 먼저 그분을 믿을 것을 독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눈을 들어 경배한다는 것은 “하느님 안에서 새로운 기쁨, 다른 기쁨을 발견한 제자의 경배”라며 “속세의 기쁨은 재화의 소유, 성공 등 언제나 ‘나’를 중심에 둔 것들에 기반한다. 반대로 제자들의 기쁨은 우리가 처할 수 있는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번도 약속을 어기는 일이 없으신 하느님의 충실함에 기반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여정에 나서다’에 대해서는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를 경배하기 위해 기나긴 여정을 해야했듯 “여정은 언제나 변모, 변화를 수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정을 거치면 우리는 더 이상 전과 같지 않게 된다”고 강조했다.


여정을 거친 사람에게서는 무언가 새로운 것이 있다. 더 많은 지식을 얻게 되고,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것들을 보았으며, 어려움과 위험에 맞서려는 의지가 강해진다.


우리는 점진적인 여정을 통해 주님을 경배하게 된다면서 “이를테면 경험을 통해 우리는 50세의 사람이 30세였을 때와는 다른 마음으로 경배를 체험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이러한 관점에서 실패, 위기, 실수는 교훈을 주는 경험이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주님만이 각자의 가장 깊은 내면에 존재하는 생명과 영원의 열망을 채워주시기에 오로지 주님만이 경배 받을 자격이 있음을 깨닫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앙 안에서 체험하는 삶의 시련과 피로는 마음을 정화하여 더욱 겸손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더 적극적으로 하느님께 마음을 열 수 있게 해준다. 교황은 “심지어 죄조차도, 죄인이라는 인식과 무언가를 악하다고 생각하는 인식 역시 신앙과 참회로서 받아들인다면 여러분이 성장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보다’에 대해서는 동방박사들이 실제로 본 것은 “어머니와 함께 있던 한 가여운 아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먼 나라에서 왔음에도 동방박사들은 전능하신 분의 존재를 인식함으로써, 보잘것없고 거의 무의미하기까지 한 장면을 초월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들은 외관 너머를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주님을 경배하기 위해서는, ‘보이는 것의 장막 너머’를 ‘보아야’ 한다면서 헤로데와 예루살렘의 귀족들은 영영 외관에 사로잡힌 속세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눈이 있었지만 볼 줄 몰랐다. 이들이 보는 법을 몰랐던 것은 “이들의 능력이 외관에 사로잡혔으며 눈요기 거리만을 찾고 감각적인 것, 대중의 관심을 끄는 것만을 높이 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달리 동방박사은 “마침내 하느님이 과시하는 일을 피하신다는 것을 이해하게 됨으로서 객관적으로 현실을 파악하는 신학적 실재론”과 같은 태도를 발견할 수 있다며 “주님은 이 보잘것없는 아이와 같이 바로 속세의 산물인 과시를 피하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우리가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2코린 4, 18) 


교황은 “눈에 보이는 것을 초월하여 ‘보는’ 법은 단순한 상황과 보잘것없고 소외된 이들 안에 숨겨진 주님을 경배할 수 있게 해준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는 노출증과 같은 폭죽에 눈이 멀지 않고 매번 문제가 있는 것을 찾는, 즉 주님을 찾는 눈길”이라고 표현했다.


(1) 주님 공현 대축일 : 주님 공현 대축일은 아기 예수가 세 명의 동방 박사에 의해, 자신이 메시아임이 드러나게 된 사건을 기념하는 날이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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