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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달라진 바티칸 성탄‧‧‧ 최소인원으로 온라인 생중계 - 교황 성탄전야강론‧성탄강복서 ‘사람 곁에 머무는 이’ 강조
  • 끌로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20-12-27 14:13:14
  • 수정 2020-12-30 21:3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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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Vatican Media)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가운데 한 해를 ‘벗어나며’ 우리는 어떤 인간이 되었을까.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탄을 맞아, 서로를 ‘돌보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물리적‧영적으로 서로의 곁에 머무르며 연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성탄, 매해 우리 안에서 다시 태어나 예수 안에서 모든 시련을 마주할 힘을 얻을 수 있게 해주는 새로움


24일 성탄 전야 미사는 이전의 성탄 전야와는 전혀 달랐다. 이날 미사는 이탈리아 정부 방역 수칙에 따라 170명 참석만이 허용되었는데, 이들은 대부분 교황청 직원들이었다. 뿐만 아니라 통상 오후 9시 30분(현지 시간)에 시작되는 성탄 전야 미사는 22시 통금령으로 인해 두 시간 앞당겨진 19시 30분에 시작되었다. 


이날 강론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에게 한 아기가 태어났고 우리에게 한 아들이 주어졌습니다’(이사 9, 5)라는 구절을 통해 하느님께서 예수를 통해 인간적 조건과 인간의 변덕을 뛰어넘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여주셨음을 강조했다. 


예수의 탄생은 “우리가 매해 우리 안에서 다시 태어나 예수 안에서 모든 시련을 마주할 힘을 얻을 수 있게 해주는 새로움”이라며 “그분의 탄생은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하느님은 우리를 당신 아들로 삼고자 이 세상에 아들로서 오신 것”이라며 “하느님께서는 지금 여러분을 깨우고 여러분 모두에게 ‘너는 보물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라며 용기를 잃지 말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우리 장단점에는 과거의 상처와 실패, 미래에 대한 공포와 불안보다 강한 ‘우리는 사랑받는 아들’이라는 진리가 있다”며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은 우리에게 달린 일이 아니기에 대가 없는 사랑이고, 순수한 은총”이라고 강조했다.


‘나 먼저’, ‘우리 먼저’ 가 아니라, ‘모두를 위해’ 백신 공급 되어야


보편교회를 대표하는 교황이 전 세계에 내리는 강복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 ‘로마와 전 세계에’) 역시 예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통상 우르비 에트 오르비 강복은 사도궁 발코니 ‘로지아’(loggia)에서 선포되나, 이번에는 정부 방역수칙으로 인해 미사를 제외한 대중 집회가 금지되면서 교황 강복이 사도궁 안에 위치한 강복실에서 중계되었다.


교황은 이날 강복에서 예수의 탄생이 “희망의 원천, 꽃피는 삶, 미래의 약속”이라 말하며 여기에 “국경, 특권, 배제란 없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아기예수 덕분에 우리는 모두 스스로를 형제라 부를 수 있으며, 진정으로 형제가 될 수 있다”며 “모든 대륙과 언어·문화, 정체성과 다양성을 가진 우리는 모두 형제자매”라고 말했다.


교황은 “생태 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악화된 극심한 사회경제적 불안정으로 점철된 이 역사적인 시기에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형제애가 필요하다”며 “여기서 형제애란 내 가족, 내 인종, 내 종교에 속하지 않았을지라도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 그의 고통에 연민을 느끼고 그에게 다가가 그를 돌볼 수 있는 진정한 사랑에 기반한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일반 성탄 강복 때처럼 다른 국제사회의 갈등 문제를 언급하기 전에 가장 먼저 선진국의 백신 독점 현상을 지적하고 국제사회에 공평한 백신 접종을 요구했다. 


백신 개발과 같은 희망의 빛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빛이 전 세계를 비추고 희망을 가져다주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이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교황은 최근 여러 통계로도 확인된 것과 같이 일부 선진국들의 백신 독점을 두고 “폐쇄적인 민족주의로 인해 우리가 진정한 한 인류로 살아가기를 방해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극단적 개인주의라는 바이러스가 우리를 잠식하여 우리를 형제자매들의 고통에 무관심하게 만드드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고 규탄했다.


교황은 백신과 관련하여 “나는 시장 규칙과 특허 규칙을 인류에 대한 사랑과 구원의 규칙보다 우선시하면서 다른 사람보다 먼저 (백신을 맞으러) 나설 수 없다”며 “모든 국가, 회사, 국제단체에 경쟁이 아닌 협조를 증진할 것과 모든 사람을 위한 해결책, 모든 사람을 위한 백신, 특히 가장 연약한 이들과 지구촌의 모든 지역 가운데서도 가장 백신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백신을 추구할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베들레헴의 아이는 우리로 하여금 특히 가장 연약한 사람들, 병자와 이 시기에 직장을 잃거나 팬데믹의 경제적 결과로 인해 심각한 어려움에 처한 사람과 더불어 특히 봉쇄 기간 중에 가정폭력을 당한 여성들을 위해 나서고, 관용을 베풀며, 연대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호소했다.


교황은 “국경이 없는 난제에 장벽을 세울 수는 없다”며 지난 3월 27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홀로 전 세계를 향해 강복을 내린 것과 같이 “우리는 모두 한 배에 타고 있다. 내게는 모든 사람들이 형제”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서 시리아, 이라크, 예멘 등지의 내전 종식을 기원하고 “이들의 얼굴이 선의를 가진 사람들의 양심을 뒤흔들어 분쟁의 원인들을 마주하고 용감하게 평화의 미래를 이룩하는데 애쓰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특히 중동 전체의 평화를 기원하면서 심각한 탄압을 받은 이라크 소수민족 야지디족에게 “아기예수께서 위로를 가져다주시기를” 기도했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상호 신뢰를 되찾아 폭력을 이겨내고 전염병과 같은 원한을 극복하며 세상에 형제애의 아름다움을 증언할 수 있는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추구하기를 바란다”고 기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초 베이루트 폭발 사고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리비아를 위해서도 기도했다. 교황은 “리비아가 개혁의 여정을 거쳐 자유와 평화로운 공존의 소명을 계속해 나갈 수 있도록 평화의 주님께서 위정자들이 개인의 이익을 제쳐두고 진중하고 정직하고 투명하게 노력하는데 도움을 주시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두고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휴전 노력을 계속해줄 것과 “평화와 화해로 가는 유일한 길인 대화를 우선시 해달라”고 호소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르키나 파소, 말리, 니제르, 에티오피아, 모잠비크, 남수단, 나이지리아, 카메룬과 같은 아프리카 지역의 코로나19 팬데믹 극복과 내전 종식, 그리고 칠레와 베네수엘라 등 라틴 아메리카 지역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도 기도했다.


마지막으로 교황은 폭우로 인해 홍수가 발생한 필리핀과 베트남을 위해서도 기도했다. “아시아를 생각하면 로힝야족을 잊을 수 없다”며 순방 때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기도 했던 방글라데시 로힝야족에게 “가난한 이들 가운데 가난하게 태어나신 예수께서 이들에게 고통 가운데 희망을 가져다주시기를” 기도했다.


교황은 어려운 시기 “악조건에도 무너지지 않고 고통 받는 이들을 구하고 홀로 있는 이들과 함께하며 이들에게 희망, 위로, 도움을 주는 사람들을 특별히 생각한다”며 “예수께서는 마구간에서 태어나셨으나 동정녀 마리아와 성 요셉의 사랑에 둘러싸여 있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함께 모이지 못하는 가족들과 더불어 집에만 머물러야 하는 가족들을 생각한다며 “사랑, 대화, 용서, 형제애적 연대와 함께하는 기쁨의 장소이자 모든 인류를 위한 평화의 원천이 되는 가정을 삶과 신앙의 요람으로서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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