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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철) “들켰다. 돈 내자” - 바람소리 32. 정교일치가 미풍양속인가?
  • 김유철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19-04-03 14:46:36
  • 수정 2019-04-03 14:4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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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3월, 한국납세자연맹과 종교투명성센터는 종교인 과세에 대한 헌법소원청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종교인에게만 여러가지 조세 특권을 인정하는 것은 헌법상 조세평등주의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사진출처=한국납세자연맹)


여야 만장일치 뭔 일이래?


4월 3일은 한국현대사의 최대 비극 중 하나인 제주4.3 71주년이지만 정치인들의 관심은 오로지 4.3보궐선거가 열리는 창원 성산과 통영·고성에 가있다. 그 선거의 결과에 따라 각 당의 대표 자리는 물론 2020년 총선과 직결되는 영향으로 그들이 가진 모든 촉각이 선거 결과에  민감하다. 필자는 공교롭게도 선거가 열리는 창원 성산구에 살기에 선거기간 내내 각 정당이 얼마나 서로를 물고 뜯고 아귀다툼을 벌였는지 눈과 귀로 듣고 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리우드 액션스타일의 다툼만 하는 줄 알았던 국회는 지난 3월 29일 기획재정위원회를 열고 종교인의 퇴직 소득 과세 범위를 줄이고 이미 납부한 것에 대해서는 친절하게 ‘환급’받을 수 있는 종교인 소득세법 개정안을 여야 ‘만장일치’로 처리했다. 이른바 합심해서 한 건 해치운 것이다. 이 법안은 애초부터 여야의원 10명이 발의자로 참여했다. 기획재정위원장 장성호(더불어민주당)가 대표 발의했고 민주당 김정우·강병원·유승희·윤후덕, 자유한국당 김광림·권성동·이종구·추경호, 민주평화당 유성엽 등 10명이 발의자다. 기록을 위해 남긴다.


‘족속’이란 말은 예수 전문용어다.


21세기 대한민국은 분명히 정치권력이 종교를 자신의 권력을 위한 수단으로 삼고 있으며 종교권력 역시 정치를 자신의 재태크를 위한 수단으로 삼고 있는 변형된 정교일치 혹은 제정일치사회에 살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것이 ‘좋은 게 좋은’ 것이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이든, ‘꿩 먹고 알 먹는’ 것이든, ‘도랑 치고 가재 잡는’ 것이든 종교와 정치는 서로가 서로를 돌봐주고 감싸주는 것을 미풍양속처럼 느끼니 참으로 못된 족속들이다. ‘족속’(viper)은 욕이 아니라 성경에 나오는 예수와 세례자 요한의 전문용어다. (공동번역. 마태3,7. 12,34, 23,33. 루카 3,7. 요한7,49을 보시라.)


2018년 1월부터 시행된 종교인 납세는 ‘수입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는’ 지극히 당연한 국민의 기본의무 중 하나다. 대한민국 헌법 38조에서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한 바 납세의 의무를 진다.”라고 명시되어 있지만 헌법에서 말하는 ‘법률이 정한 바’를 만들지 못해서 소득이 있는 종교직업인들에게 ‘갑종근로소득세’조차도 받아내지 못했다. 지난 기록을 살려보면 1968년 이낙선 초대 국세청장이 “종교인에게도 갑종근로소득세를 걷겠다”고 천명했지만 그것이 실제로 이뤄진 것은 정확히 50년이 지난 2018년 1월이었다. 종교인 납세의 입법을 막은 종교직업인들이 대단한 것인지, 여야 막론하고 이 눈치 저 눈치 보느라 입법을 뭉개버린 국회의원들이 대단한 것인지, 법률이 없어서 못한다고 팔짱낀 지나간 정부들이 대단한 것인지 합심해서 정교일치가 되어 끼리끼리 몰려다니는 ‘족속’들 참 징하고 징하다. 


정교일치는 늘 선거용이다.


▲ ⓒ 가톨릭프레스 자료사진


2015년 12월 박근혜 정부에서 입법된 ‘종교인 소득 과세법’이 종교인들의 반발을 무마하려고 세율도 낮추고 2년 유예기간을 두고나서 2018년 1월부터 시작된 것을 불과 1년여 지난 시점에서 종교직업인의 퇴직금에 대한 소득세를 감면하는 개정안이 국회 기재위를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하고 이제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당연히 촉각이 발달된 정치인이나 소득이 많은 종교직업인들은 상임위에서 만장일치가 된 법안이니 본회의 통과를 장담하고 있을 것이다.


소득자 모두가 납세의 의무를 지는 것에 대하여 국민적 호응이 있었지만 종교인 소득세법은 고소득 종교직업인의 반발로 50년 만에 시행될 정도로 논란이 많았다. 그러나 어렵사리 발효된 ‘종교인 소득 과세법’에 대하여 국회 해당 상임위가 개정안을 군사작전을 하듯 소리 소문도 없이 일사천리로 강행했다. 만약 개정안이 필요했다면 국회의원들은 당연히 공청회를 열어서 그 내용을 국민에게 알리고 의견을 들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의 조세 소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견이나 반대 없이 발의부터 통과까지 여야 만장일치로 간 그들의 힘을 보면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이렇게 무리를 한 정답은 분명 하나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서 이익을 얻는 종교계의 표를 탐내고 있는 것이다. 즉 이번 종교인 퇴직금 소득세 개정안은 내년 2020년 총선용이다.


어른들의 한 마디 지금 해야


언론에서는 주로 개신교 대형교회 고소득 목사들이 이번 개정안으로 받을 이익에 대해 보도하고 있지만 헌법에 명시된 ‘납세의 의무’에 대해서는 각 종교계가 분명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 2018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종교인 소득과세법에 따라 2018년 귀속 종합소득세 신고대상인 종교인들은 오는 5월31일까지 신고·납부해야 한다. 따라서 종교인소득을 지급받고 원천징수나 연말정산을 하지 않은 종교인은 종합소득세 과세표준을 확정신고 해야 한다. 


그 시점쯤 “종교인 본연의 역할을 다하려 한다.”고 밝히며 7대 종단(기독교‧민족종교‧불교‧유교‧원불교‧천도교‧천주교)의 대표들로 구성된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 어른들은 한마디 말을 해야 한다. 그것이 어른이자 지도자들이 해야 할 일이다. 길거리에서 찬바람 맞는 포장마차 아주머니도 세금내고, 바다에 목숨 걸고 물질하는 어부 할배도 세금 낸다. 그런 사람들이 교회가고, 절에 가서 꾸겨진 돈이나마 정성스럽게 바치는 일부가 종교직업인들의 소득이다. 두렵지 않은가? 각 종단 어른들이 해야 할 한마디다. “들켰다. 돈 내자” 




[필진정보]
김유철(스테파노) : 시인.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집행위원장. <삶예술연구소>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여러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한국작가회의, 민예총, 민언련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시집 <천개의 바람> <그대였나요>, 포토포엠에세이 <그림자숨소리>, 연구서 <깨물지 못한 혀> <한 권으로 엮은 예수의 말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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