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사제양성의 위기-1 : ‘무엇’이 ‘위기’인가? - 성소의 위기로 포장된 사제 양성의 위기
  • 특별보도팀 저스티스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16-04-26 19:28:54
  • 수정 2016-05-10 10:28:57
기사수정

편집자 주)

올해 3월부터 가톨릭프레스는 매월 특집 주제를 선정해 주제와 관련한 내용을 취재하고 분석하여 연재 보도 합니다. 특별히 연재 마지막 편에서는 [마무리와 제안]을 보도 합니다. 특별보도팀 ‘저스티스(Justice)’는 가톨릭프레스만의 살아있는 언어로 목소리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될 것을 다짐했습니다. 두 번째 특집 주제는 [사제 양성의 위기]입니다. 



지난 4월 17일 성소주일을 맞이해 천주교 각 교구들은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했다. 성소주일 행사는 젊은이들이 하느님의 부르심을 새롭게 인식하고 체험하도록 하기위해 준비된다. 신학교를 소유한 교구에서는 신학교를 중심으로, 그렇지 않은 교구는 교구 자체 프로그램이나 타 교구의 성소주일 행사에 동참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 2016년 성소주일 행사 (사진출처=천주교서울대교구 성소국)


최근 신학교 합격자가 크게 줄어들고 있으며 젊은이들이 성소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도되면서 교회 내에는 이른바 ‘성소위기’의식이 확산되었고 이런 연례행사 뿐 아니라, 심포지엄과 학술세미나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성소위기 대책마련을 하고 있다. 


평화신문 2월 7일자 보도에 따르면 2016년도 각 교구 신학대 합격생은 117명이다. 합격하고도 입학 등록을 하지 않는 경우를 감안하면, 최종 입학생은 이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 2011년 각 교구 신학대 입학생이 179명인 것에 비하면 불과 5년 사이에 무려 35%가 감소한 셈이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성소 위기로 인한 사제 수 감소가 한국 천주교의 어두운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또,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평양교구까지 포함해 최근 각 교구 신학대 입학생 수는 2011년 179명, 2012년 166명, 2013년 143명, 2014년 127명, 2015년 129명이다. 2015년 신학대 입학생이 2명 늘었지만 올해 다시 떨어졌다. 교구 신학대 입학생은 해마다 10여 명, 많게는 20여 명씩 줄어들고 있다. 사제 성소자의 양적감소를 체감하는 대목이다. 


성소자의 양적 감소는 지원자의 질적 하락과 무관할까?


그런데 이러한 성소자의 양적 감소는 지원자의 질적 하락과 무관할까?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대성 마이맥, 유웨이중앙, 메가스터디 배치표에 나타난 전국 7개(서울, 인천, 수원, 대전, 대구, 부산, 광주) 가톨릭대학교 신학과 정시 등급표의 평균을 조사해보니, 대체로 해를 거듭할수록 신학과의 등급이 떨어지는 결과가 나왔다. 8년간의 전체 7개 대학 합산 정시등급 평균은 4.36이다. 



정시 배치표는 수험생이 수학능력시험 점수로 지원 가능한 대학교와 학과를 알기위해 제작된 대학교 입시 참고 자료이다. 배치표는 주로 사설 입시 기관과 인터넷 입시 커뮤니티 등에서 입시 전문가에 의해 만들어지며, 대학교 서열화 문제와 배치표의 투명성·객관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2010학년도 입시부터 현직 교사들이 별도로 배치표를 제작해 진학지도에 활용하고 있다.


신학교 정시 등급표 분석을 의뢰하자 입시 전문가는 “신학과의 경우 신부님이 되려는 지원자들의 뜻이 중요하기 때문에 (수능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들도 가톨릭대에 지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도 “하지만 등급표에 나타난 지원가능 등급은 서울이나 수도권 대학 진입이 힘든 상황이다. 특히 지방 가톨릭대에서 정시 등급 변동이 심한데, 이것은 대학교가 일정 수준을 유지하지 못하고 매년 지원자들의 점수에 끌려가기 때문에 나오는 현상이다”고 설명했다. 전문가의 설명 그대로 질적 하락을 체감하는 대목이다. 


성소위기로 포장된 사제양성의 위기


각 교구는 성소국을 중심으로 성소자 감소 현상에 대한 원인을 분석·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서구 교회의 성소자 감소 현상을 분석해 한국 교회의 앞날을 예측하며, 문제해결 방법을 찾고자 노력한다. 의정부교구 사목연구소와 성소국은 지난 1월 15일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동 성당에서 ‘의정부교구 성소 계발의 현황과 전망’ 심포지엄을 열고 「성소 계발의 현황과 전망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개인주의, 세속주의, 물질주의 그리고 신앙교육 약화로 인해 성소자가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사제, 신학생, 예비신학생, 신학생 부모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예비신학생이 사제성소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에는 ‘본당 복사단 참여’가 44.9%로 가장 많았고, ‘본당신부님이 미사 집전하시는 모습을 보고’가 14.2%로 두 번째였다. 성소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를 묻는 질문에서는 ‘하느님의 부르심과 결단’이 42%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자신의 의지와 결단’이 26%를 차지했다. 


신학생을 대상으로 입학 결심에 가장 큰 영향을 행사하는 인물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자신’이라고 대답한 경우가 61.7%로 가장 많았고 이 시기에 결심을 확고하게 해준 요소로는 ‘미사참례’가 57.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08년 설문조사에서 ‘사제가 되기로 결심할 때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로 '본당신부'가 가장 많은 비중(35.2%)을 차지했던 결과와는 다소 변화된 성소의식을 보여주는 대목이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이번 보고서의 결론은 원론적인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다. ‘교구 사제성소는 계속 줄 수밖에 없기에 인성과 지성이 훌륭한 성소자들을 발굴 육성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 교구차원의 성소계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사제성소 계발을 위해 사제 본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성소의 못자리라 할 수 있는 가정사목과 복사단에 대한 배려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대학본부 (사진출처=가톨릭대학교)


한편, 지난해 6월 가톨릭대학교신학대학은 개교 160주년을 맞아 ‘아시아 상황에서의 사제 양성’ 이라는 주제로 아시아의 6개 신학교 학장들이 참여하는 국제 심포지엄을 마련하기도 했다. 심포지엄에서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학장 백운철 신부는 한국 신학교들의 사제 양성의 현재를 살펴보고 미래의 사제 양성과 신학 발전을 위한 제언을 발표했다. 


백 신부는 “각 신학교는 학령인구의 감소와 세속화에 따른 사제성소의 양적감소 현상에 이어 사제성소자들의 자질이 점차 하향화되는 추세에 대해 심히 우려하고 있다. 사제성소의 계발과 육성을 위해서는 교구장뿐 아니라 일선 사목 사제들이 좋은 성소자들을 계발하고 육성하는 일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무엇보다 신자 가정의 성화가 성소의 산실이라는 관점에서 가정을 신앙과 사랑에 입각하여 이끌어 가는 가정 사목의 중요성이 더욱 요청되고 있다”고 평가 했다. 


이어 그는 이 시대의 사목자상을 제시하며 앞으로 요구되는 사제 양성의 방향과 신학 발전을 위한 몇 가지 제안을 내 놓았다. 


하나, 예비 신학생 육성을 위한 가정 성화와 본당 사제의 영적 지도 

둘,  소공동체 안에서 말씀을 중심으로 하는 인성과 영성 교육

셋, 세상을 전체적으로 신앙의 관점에서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통합적인 지성 교육

| 넷, 강론을 위한 철저한 준비와 다양한 사목 분야에서 수도자와 신자들과 협력하며 체험하는 사목 교육

다섯, 국내 및 해외선교에 관심을 지닌 사목자 선교사 양성

여섯, 효율적인 학생지도와 신학 발전을 위해 생활전담 원감 신부 및 연구·강의전담 교수 신부의 보강

일곱, 외국 신학생들의 양성과 전문적인 신학교육기관의 육성을 위해 교황청 인정 대학으로의 변화

여덟, 신학교 간의 통합 및 국제적인 학문 교류 강화, 

아홉, 사제평생교육과 교구 간의 소통 



합리적인 제안이다. 특별보도팀 저스티스는 이처럼 사제성소 위기를 대하는 교구와 신학교의 관점을 살펴보며 교구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하고 신학교의 합리적인 제안이 실현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늠해 보았다. 현재 성소자를 양성하고 그 성소자를 본당사제로 파견하기까지의 교육과정에는 문제가 없을까? 성소의 출발점이자 안내자인 본당사제는 그에 합당한 교육을 받았을까? 가톨릭대학교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춘 교육을 진행하고 있을까? 신학생을 양성하는 교수 신부들은 정체 된 지식이 아닌, 연구·발전하는 사람들이며 이것을 학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을까?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에 맞게 사제 양성은 세상을 향해 창문을 열었을까? 현재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 없이 발전된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 


지난 한 달여 남짓 특별보도팀 저스티스는 사제 양성기관인 가톨릭대학교의 건강상태를 점검한 결과 성소자 부족을 호소하기 이전에 교육기관으로서의 건강한 교육시스템으로 사제들을 양성하는지에 대해 긍정적인 결론을 내리기 힘들었다. 현대 교육에서 신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소통해야 할 사제들에게 가톨릭대학교는 근대적인 방식을 동원해 고대의 학문을 주입하는 격이었다.


교과과정을 살펴본 결과 교육은 철저하게 신학과 철학에 중심을 두고 있었다. 어문 과목(국어, 영어, 라틴어 등)이 있긴 하지만 이 과목들 역시 신학을 공부하는데 있어 뒷받침 되는 과목에 불과하다. ‘현대사회의 리더십’을 함양하기 위한 과목이나 ‘인간발달과 심리’등의 이해를 돕는 과목은 거의 없었다. 뿐만 아니라 개설된 신학과 철학의 세부과목 영역마저도 매우 제한적이었다.  


교육실적은 참담했다. 전임교원 연구실적은 일반대학들과 비교하기 이전에, 타 종교대학에도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다. 성소자 양성을 담당하는 교육자가 새로운 것을 연구하고 흐르는 학문이 아닌, 고인 학문으로 사제를 양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 실적이 저조하다 못해 참담해도 교수 연구비 지출은 상승하는 경우가 많았다. 학생 1명에게 돌아가는 지출금은 줄어들어도, 종교대학 최하위권의 연구실적을 기록하는 가톨릭대학교 연구비 지출은 증가하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었다. 


▲ 2016년 성소주일 행사 (사진출처=천주교서울대교구 성소국)


성소위기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적어도 현재 성소자와 성소자양성 기관, 그리고 양성자들이 처한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고, 냉정하게 평가하는 일이 우선될 때 ‘희망’과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성소의 위기로 포장된 사제 양성의 위기를 지금부터 총 4부에 걸쳐 알아보도록 하자.



** 다음편에는 [사제양성의 위기-2 : 사제를 '양성'하는가, '생산' 하는가?]가 이어집니다.


** 제보를 기다립니다 : 특별보도팀 '저스티스(Justice)'에서는 교회안에서 일하며 '열악한 노동환경' '임금체불' '인격비하' '노동법 위반행위' 등을 경험했거나 관련한 내용을 알고 계신 분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전화 : 02-716-0985 / 010-3377-0985

전자메일 : edit@catholicpress.kr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catholicpress.kr/news/view.php?idx=2512
기자프로필
관련기사
댓글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비회원 이름 패스워드 자동등록방지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