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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원주민, 브라질 벌목꾼들에 살해 당해 벌목꾼들에 항상 위협받아…“예고된 범죄였다” 끌로셰 2019-11-07 17: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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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아마존을 보호하는 ‘수호자’역할을 수행하던 한 원주민이 벌목꾼들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아마존 지역을 보호해온 파울루 파울리누 과자자라(Paulo Paulino Guajajara)는 브라질 마라냥(Maranhão)의 아라리보이아(Araribóia)라는 지역에서 사냥을 나갔다가 5명의 벌목꾼에게 습격을 당해 사망했다. 


▲ Paulo Paulino Guajajara


당시 수색에 함께 나섰던 동료 라에르시우 소자 실바 과자자라(Laércio Souza Silva Guajajara) 역시 총상을 입었으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 개발 정책을 채택하고 있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 이후, 산림 개발을 위한 방화와 벌목꾼 퇴치를 위한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브라질 정부의 태도가 다시 한 번 비판을 받고 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의 발표에 따르면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화재 건수는 감소했으나,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화재로 파괴된 면적이 59,877 제곱킬로미터(약 180억평)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3,171 제곱킬로미터(약 130억평)를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 전체크기는 550만 제곱킬로미터다.


뿐만 아니라 국립우주연구소는 벌채 역시 올해 9월과 지난해 9월을 비교했을 때 2배 이상면적의 숲이 사라졌다고 보고했다. 


브라질 법무부 장관 세르지오 모로는 SNS를 통해 아마존 수호자 파울루 파울리누 살인 사건을 수사 중이며 “이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법정에 세우는데 어떤 노력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과자자라 부족은 브라질에서 가장 큰 부족 중 하나로 브라질 마라냥 북동부 10개 지역에 약 2만여 명이 살고 있다. 아라리보이아 지역에는 약 6,000명의 과자자라 원주민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라리보이아 지역은 단단한 나무(경목)가 풍부한데, 과자자라 부족은 자신의 영토에 침입하는 벌목꾼들을 쫒아내고, 이들의 거점을 철거하는 일을 이어왔다. 


그러한 탓에 원주민들은 벌목꾼들로부터 항상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 Washington Post > 보도가 인용한 비정부단체의 집계에 따르면 300여명 이상의 원주민이 숲을 지키다가 벌목꾼들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 원주민 보호 활동을 하고 있는 서바이벌 인터내셔널(Survival International) 사라 셴커(Sarah Shenker) 선임연구원은 아라리보이아 지역을 “산림 파괴라는 바다 한 가운데 있는 녹색섬”이라고 표현하며 이번 사건이 “예고된 범죄였다”고 표현했다.


브라질 가톨릭 주교회의 원주민전교위원회(CIMI) 역시 성명을 내고 “원주민들은 더 이상 자신들의 영토 안에서도 안전하게 이동할 수 없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라고 밝혔다. 주교회의는 “(아마존) 영토 경계과 규제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브라질 대통령의 반복적인 연설은, 원주민에게 적대적인 편견에 찬 지역 분위기와 브라질 원주민들을 향한 침략과 폭력의 주요한 매개체 역할을 해왔다”면서 정부의 아마존 개발 입장을 비판했다.


CIMI는 이러한 원주민 영토 침범, 파괴 등의 사태가 “연방법이 정한 영토 경계에 반대하여 무리를 이룬 공공 사업자와 민간 사업자들을 부추긴 결과”라고 지적했다.


올해 8월에는 브라질 인권위원장이 직접 브라질 연방경찰에 아라리보이아 원주민 영토에 있는 과자자라 부족민들이 벌목꾼들에게 위협받고 있다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한편, 지난 5일에는 아마존 원주민 지도자들이 EU 회의장을 찾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열대우림과 원주민을 보호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때까지 남미공동시장(MERCOSUR)과 유럽연합 간의 FTA 체결을 유보해달라고 촉구했다. FTA 체결조건에는 브라질 정부의 파리기후변화 협약 준수가 있다. 이에 따르면, 2030년까지 브라질은 아마존 열대우림 불법 벌채를 종식시켜야 한다.


소니아 과자자라는 < Reuters >와의 인터뷰에서 벌목 종식에 힘쓰지 않는 상황에서 “이 조약을 체결하는 것은 브라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눈을 감는 것”이라며 “이는 대량학살을 제도화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니아 과자자라는 FTA 체결을 통해 남미시장이 유럽 시장 접근성이 커지면서 대량 농업과 벌목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니아는 “이는 지금보다도 더 원주민의 땅을 개발하고 싶어하게 될 회사들이 무역 활동을 수월하게 해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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