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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 위한 에파타 성당, 서울 마장동에 문 열어 에파타 성당 봉헌식, “청각장애인과 청인이 함께 하는 곳” 문미정 2019-08-26 16: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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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파타 성당 외벽에는 예수님이 청각장애인을 고쳐주는 장면을 표현한 부조와 박민서 신부가 직접 쓴 요한복음 6장이 새겨져 있다. ⓒ 문미정


청각장애인 뿐만 아니라 청인도 에파타 성당에 오시는 것을 언제나 환영하오니 자주 방문해주시기를 바란다. 


천주교 인천교구 청언 성당에 이어 청각장애인을 위한 두 번째 성당이 서울 마장동에 둥지를 틀었다. 


1957년 설립된 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는 오랫동안 수유동 포교 성 베네딕도 수녀회 건물을 빌려 수화 미사를 봉헌해왔다. 하지만 장소가 비좁아 박민서 신부의 수화가 잘 보이지 않는 등 여러 불편함이 있었다. 


박민서 신부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에게 청각장애인을 위한 성당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염수정 추기경은 청인들이 청각장애인들에 대해 잘 모르니 우선 일반 본당에서 후원미사를 하면서 청각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도우라고 말했다. 


2011년부터 박민서 신부는 서울대교구를 비롯해 전국 각지, 해외까지 성당 150여 곳을 방문해 성당 건립 기금을 마련했다. 2017년 7월 기공 미사를 봉헌하고 2년 만에 에파타 성당이 지어졌다. 


▲ 왼쪽부터 정순오 신부, 염수정 추기경 ⓒ 문미정


이날 봉헌 미사는 염수정 추기경이 주례했으며 박민서 신부가 사제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도와준 정순오 신부(잠실본당 주임)가 수화 통역을 맡았다. 


제대 벽면에는 대형스크린이 설치돼 자막과 수화 통역을 동시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성당 좌석은 뒤로 갈수록 좌석이 높아지는 경사 구조로 뒷사람들도 수화를 잘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에파타 성당, 청각장애인과 청인이 함께 하는 곳 되길


박민서 신부는 묵상을 하면서 주님께 왜 마장동을 선택하게 하셨는지 물었는데, 우연히 ‘저는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순한 어린 양 같았습니다’(예레 11,19)라는 구절을 보게 됐다.


마장동은 옛날부터 소나 돼지를 도축해서 파는 곳으로 알려진 곳이라면서, “저는 도살장으로 소문난 마장동이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씻어내려고 자신을 희생 제물로 바치신 곳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 박민서 신부 ⓒ 문미정


▲ ⓒ 문미정


박 신부는 제단 벽을 가리키며, 직선은 청인을 뜻하고 구부러진 선은 청각장애인과 고통 받는 사람들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단 벽이 기울어져 있는 것은 문이 열린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청각장애인들과 청인들이 열린 마음으로 함께 손을 잡고 하느님을 찬미하면, 하느님께서 그런 우리들의 모습을 보시고 기쁘게 은총의 빛을 비추신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청각장애인 뿐만 아니라 청인도 에파타 성당에 오는 것을 환영한다며 에파타 성당을 사랑해주고 기도해주기를 청했다. 


봉헌 미사를 주례한 염수정 추기경은 “우리가 봉헌하는 이 건물은 새로운 희망과 영성을 함께하는 꿈의 자리”라며 “에파타는 ‘열려라’라는 뜻으로, 여러분은 마음을 열고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여야 하는 신앙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금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가 일어나고 서로 마음을 열고 돕고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 것”이라며 많은 신자들의 정성과 봉헌, 후원자들의 도움이 이 성전 안에 녹아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 ⓒ 문미정


이날 봉헌식에는 에파타 성당 건립을 축하하기 위해 서울대교구 사제들과 인천교구 청언 성당 사제, 포교 성 베네딕도 수녀회, 태국 가톨릭농아선교회를 설립한 사제와 담당 사제, 또한 태국·말레이시아·홍콩 등지에서 온 청각장애인 신자들과 봉사자 등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함께 했다. 


에파타 성당은 2017년 8월 서울가톨릭농아선교회 준본당으로 설정됐으며, 지난해 8월에는 에파타 준본당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날 에파타 준본당은 본당으로 승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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