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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교황령 초안, ‘건전한 탈중앙화’ 지향 교황 요한바오로2세 이후 교황청 구조개혁 다룬 첫 교황령 끌로셰 2019-06-14 15:3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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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Vatican News)


새 교황령 초안의 구체적인 내용들이 미국 가톨릭언론을 통해 일부 공개되었다.


지난 5일, 미국 가톨릭 독립언론 < National Catholic Reporter >(NCR)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곧 발표할 새 교황령 「복음을 선포하십시오」(Praedicate evangelium) 초안을 입수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초안 내용은 대체로 지난 4월 말 스페인 가톨릭매체를 통해 공개된 내용과 유사하나, 교황청 구조 혁신을 위한 새 교황령의 정신을 엿볼 수 구체적인 대목들이 있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처음으로 교황청 구조개혁 다룬 교황령


이번 교황령은 1988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착한 목자」(Pastor bonus) 이후 처음으로 발표되는 교황청 구조 개혁과 관련된 교황령이다. 현재 새 교황령은 각국 주교회의에 보내진 상태로, 각국 주교들의 검토와 제안을 기다리고 있다.


먼저 교황령은 “평신도에게 중책을 맡겨야 한다”고 명시했다. 여기서 중책이라고 하는 것은 각 부서(dicastery)의 장, 즉 부처 장관을 포함한다고 < NCR >은 전했다.


또한 교황청의 존재 이유에 대해 “쿠리아(Curia)는 교황과 주교단 사이에 위치하는 것이기 보다는, 이 둘을 돕는 존재”라고 규정했다.


성(congregation)에서 부서(dicastery)로

복음화 부서 우선순위 앞세워


이번 개혁의 핵심은 같은 분야에 있으면서도 역할에 따라 부서(dicastery), 성(congregation), 평의회(council) 등으로 산발적으로 나뉘어 있던 교황청 행정기구들을 모두 부서로 일원화 시키는 것이다. 


이를테면 신앙교리성, 주교성은 각각 신앙교리부(Dicastery for the Doctrine of the Faith), 주교부(Dicastery for Bishops) 등으로 그 명칭이 변한다.


< NCR >은 이번 교황령을 통해 교황청 기구 중에서 국무원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권한을 가진 것으로 여겨지던 신앙교리부와 복음화 부서의 우선순위가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새 교황령에는 국무원 다음으로 신앙교리부가 아닌 복음화 부서에 관한 규정이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음화 부서를 우선시 한 것은 판단, 단죄, 규율 등의 메시지보다는 복음을 널리 알리는데 주력하겠다는 대목으로 읽힌다. 


이외에도 교황청 자선소(자선소장 콘라드 크라예프스키 추기경) 및 교황 자선재단 등이 통합되어 자선부(Dicastery for Charity)로 승격됨에 따라 ‘나눔’의 가치를 강조한 모습도 엿보인다.


교황청 부서의 권위주의 타파, 탈중앙화 지향

교황청 운영과 주교선출 과정에 평신도 참여 관련 조항 신설


새 교황령은 서문을 제외하고 243개의 항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12개의 교황청 개혁 가이드라인을 담고 있다.


특히 교황청 개혁 가이드라인에서 강조된 것은 교황청 부서의 권위주의 타파, 탈중앙화였다.


권위주의 타파와 관련해 첫 번째 가이드라인에서는 “교황청이란 주교와 주교회의에 도움을 주는 존재”로 여겨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들에게 “조언과 격려”를 내주는 것이 교황청의 주요 업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 교황령은 “교황청이 주교들의 사명과 친교를 돕는 일은 관리감독의 태도 또는 상급자로서 결정을 내리는데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로마 쿠리아(교황청)은 베드로의 후계자(교황)와 주교들 사이의 친밀하고 효율적인 친교를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규정했다.


뿐만 아니라 다섯 번째, 여덟 번째 가이드라인에서는 탈중앙화의 요소로 교황청 부서들이 사제뿐만 아니라 평신도에 의해 운영될 수 있도록 하고, 직원 선발에 있어 더 많은 평신도를 포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새로 신설될 복음화 부서 산하에 복음화 연구 부처를 설립해 “복음화의 근본적 문제 및 적절한 형태, 도구, 언어를 찾는 새 복음화의 개발을 연구한다”고 규정하기도 했다.


또한 신앙교리부의 역할에 대해 “이 부서는 신앙의 이해와 서로 다른 문화에서의 신학 발달에 관한 연구와 고찰을 우선하고 지원한다”며 “이는 시대의 과제와 징표를 고려하여, 신앙에 따라 과학의 발전과 문명의 변화에서 기인하는 질문과 주장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주교부(Dicastery for Bishops)의 주교 선출 역할은 바뀌지 않으나, 1988년 교황령 「착한 목자」에서와 달리 주교 선출 과정에 평신도 참여 관련 조항이 신설되었다. 


새 교황령은 각국 주교회의 외에도 “(주교 선출) 과정에 적절한 방식으로 해당 교구의 신자들도 참여한다”고 명시했다. 또한 주교 선출 기준 역시 “주기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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