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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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하셨습니까? 이제 시작입니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지 마라.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 (마태 10, 34)2022년 대한민국의 대통령선거가 끝났습니다. 절반의 국민이 한숨 쉬며 분노와 우울, 무기력과 슬픔에 빠져 버렸습니다. 분노해야 합니다. 슬픔도 찾아올 것입니다. 우울함이 일상을 덮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철저하게 분노하고 우울하고 슬퍼해...
2022-06-21 지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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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 ‘말’과 ‘행동’이 의미하는 것
가톨릭 미사에서는 시작할 때 ‘참회의 기도’를 한다.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지은 자기성찰로부터 하느님과의 만남을 시작하는 것이다. 사람이 하는 생각이 말로 드러나고 말은 행동으로 드러나기에 하루 동안에 나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되짚어 본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자기 객관화’를 수련할 수 있는 좋은 예식(禮式)이다. 자기를 ...
2021-12-30 지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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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선을 위한 사도직의 조건
대림 제2주간 토요일(2021.12.11.) : 집회 48,1-11; 마태 17,10-13 횃불처럼 타오르는 예언자의 열정이야말로 우리 교회가 행하는 사도직 활동이 공동선을 향할 때 필요한 은총입니다.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주님의 현존 양식에 충실하면, 역사 안에 그리스도를 살아 있게 하는 것이 되어 최고선의 가치를 실현하고 수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개별 ...
2021-12-10 이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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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피안(彼岸)’과 ‘포스트-휴먼’의 시대
오늘날 사람들은 코로나19의 난장을 지켜보며 가까운 과거에 스페인 독감의 참상을 기억하고 소환했다. 과거 스페인 독감이 고조에 달할 때 사람들은 더 먼 과거의 흑사병이 초래한 비극을 떠올렸다. 과거를 돌아본다는 것은 현재와의 냉정한 거리를 두며 현재를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곧이어 미래에 대한 대안과 출...
2021-11-05 지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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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지 않는 빛, 녹지 않는 소금
최초의 생명체로부터 인간의 창조까지 우주 진화의 역사는 그 자체로 하나의 경이로움이다. 고도의 사고능력을 가진 호모 사피엔스, 인간의 사회가 조직되고, 종교, 정치, 경제, 문화를 일구어낸 오늘날의 상황은 예견된 결과였을까? 인간은 일어난 일, 결과를 보며 원인이 무엇이었나를 찾아가는 인과론(因果論)적 설명을 하려는 본성을 가...
2021-03-05 지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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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내 안으로 되 돌아오는 숨을 느껴보자
온 세상이 한 가지 말을 쓰고 있었다. 물론 낱말도 같았다. 사람들은 동쪽으로 옮아 오다가 시날 지방 한 들판에 이르러 거기 자리를 잡고는 의논하였다. "어서 벽돌을 빚어 불에 단단히 구워내자." 이리하여 사람들은 돌 대신에 벽돌을 쓰고, 흙 대신에 역청을 쓰게 되었다. 또 사람들은 의논하였다. "어서 도시를 세우고 그 가운데 꼭대기...
2021-01-18 지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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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오고 마는 내일이 두려운가?
지난 추석 공영방송 KBS에서 30% 가까운 시청률 폭탄이 터졌다. ‘고향역’, ‘18세 순이’, ‘울긴 왜 울어’, ‘홍시’, ‘영영’, ‘공(空)’, ‘잡초’ 등 그때그때의 시대상을 반영한 노래로 사랑을 받아온 나훈아가 이번 공연에서 ‘테스형’으로 역사 안에 묻힌 가수 나훈아를 다시 소환했다. ‘나훈아 어게인!’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
2020-12-17 지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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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쓸쓸함에 대해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힘과 변화를 경험한다. 사랑은 사랑받는 사람을 변화시킨다. 사랑은 지금까지 이루며 살아온 좁은 공간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열어주고,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던 것을 향해 자신의 삶을 열어가도록 용기를 불러일으킨다. 아이들은 그렇게 성장한다. 부모의 사랑을 받아가며 새로운 세상을 향...
2020-09-15 지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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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존재 이유를 묻는다
참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매일같이 괴이한 병고에 시달리며 살기에 글을 쓰기가 어려웠습니다. 지금도 그 병고는 계속되고 있고, 언제 끝이 날지도 알 수 없습니다. 계속적으로 불편을 겪으며(자주 종이컵에 코가래를 뱉으며) 이 글을 씁니다.
나는 2017년 6월 4일 오후 A의료원 이비인후과에서 비염수술을 했습니다. 여러 번의 수술 경험이 있고 간단한 수술이라는 젊은 의사의 말에 별 생각 없이 수술을 했습니다.
2020-08-25 지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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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얼마나 깨끗하길래?’ 했을 때 남아날 사람
하버드 대학교 교수이자 정치철학자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이 지은 정치 철학서 『정의란 무엇인가』(JUSTICE: What's the right thing to do?)는 미국에서 10만 부 남짓 팔리는 정도였으나, 대한민국에서 유독 크게 인기를 끌어 2010년 7월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였고 인문학 서적으로는 드물게 100만 부를 넘게 팔았다. 당시 2010년 이명박 정권 시절 ‘...
2020-08-07 지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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